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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수필 / 하얀 이별 / 저자 박순일

Culture/Book

by Ming footprint 2018. 11. 17.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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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한 책에 대해서 글을 써볼까 한다.

책 제목은 하얀 이별이다.

박순일 작가님이 쓰신 수필집이다.

책 표지를 펼치면 박순일 작가님이 보인다.

그럼 책을 소개하기 전에 작가님을 소개하겠다.

박순일 작가님

나의 어머니다. 아니 엄마다.

 

내가 엄마라고 다시 고쳐 적는 것은 어머니라고 부르는 어색함을 보이고 싶지 않아서다.

엄마는 내 친구였다.

버릇없을 정도로 나는 엄마에게 편하게 말했다.

친구들이 옆에 있다가

'야! 너 너무하는 거 아냐?'라고 할 정도로 친구처럼 편하게 말하곤 했었다.

그래서 나는 어머니란 단어보다 엄마라는 이름에서 성을 떼고 부르는 느낌의 단어가 더 좋은 듯하다.

내가 엄마를 편하게 부르고 막말하고 했다고 해서 엄마를 우습게 보고 그런 것은 아니다.

어려서부터 엄마에게 길들여졌을 수도 있지만, 그것이 엄마와 나의 친근함을 표현하는 하나의 방법이었다.

편하게 말하다 보니 엄마도 웃고, 나도 웃으면서 서로 장난치는 모습이 난 참 좋았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 내가 엄마에게 너무 심하게 말하고 그러나?'

'어이구, 그걸 이제 알았어?'

화들짝 놀라자 엄마는 환한 웃음으로 곤란해하는 나에게 장난을 쳐서 넘어간 적이 있다.

 

그런 엄마를 친구 한 놈이

'너희 어머니처럼 유쾌한 분은 없으시다'라는 결론을 지어준 적이 있다.

난 그 말이 너무 가슴에 와 닿았다.

나도 항상 유쾌할 수 있었던 것도 엄마 덕분인 듯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철없다 소리를 듣지만,

나는 그런다. '철들 필요 없다고, 철들어서 웃고 싶어도 체면, 울고 싶어도 체면 차리기 위해서 나를 가두기 싫다고 한다.'

철든다고 그런 것을 하지 말라고는 아닐 테지만, 철들었기 때문에 많은 것을 참아야 하는 건 맞는 거 같아서 하는 소리다.

 

엄마는

1949년 7월 18일에 태어나셨다.

교장선생님이셨던, 외할아버지 밑에서 작가라는 꿈을 꾸는 학창 시절을 지내셨다고 한다.

엄마 삶도 그렇게 순탄하지만은 않으셨다.

나와 내 동생을 위해서 돈을 벌기 위해서 수원에 있는 화서시장에서 40여 년간 장사를 하셨다.

화서시장에 가셨던 분들은 한 번쯤 다 알 수 있는 분이다.

항상 하얀 가운(경찰 병원에 계신 이모가 주신)을 입고 반찬 장사를 하시는 분이셨다.

쉽지 않은 시간과 공간에서 뒤늦게 다시 꿈을 키우셨다.

작가라는 자기 이름으로 책을 낸 것은 2003년 10월 17일 초판 인쇄된 이 책이 처음이었다.

그리고, 2017년 8월 8월

갑자기 찾아온 뇌출혈로 응급실에서 이주일 정도를 보내시고,

아들이자 친구였던, 내 손 마저 잡아주지도 못 하시고 정말 넓은 곳으로 가셨다.

그리고, 마지막마저 엄마의 뜻대로 장기 기증을 하셨다.

 

물론 처음에는 정말 싫었다.

하지만, 엄마는 항상 얘기하셨다.

그리고 너무도 절실한 불교 신자이 시기도 하셨다.

그런데, 장기 기증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뇌사상태인 분만 가능하다고 한다.

책 제목처럼 나와 하얀 이별을 하셨다.

 

이 글은 사실 비공개로 쓰다가 남겨 두었던 것이다.

오늘에서 블로깅을 하면서 다시 열어보니...

정말 한탄하고, '왜?!?!?!?!?'라는 의문만 가득한 글이어서 처음부터 새롭게 다시 차분하게 써 내려가는 것이다.

그 글에서 내가 싫었던 일들이 내 감정들이 엄마 책을 소개하면서 너무 감정에 하소연하는 글이 돼버렸다.

지금도, 어찌 보면 책 소개보다는 엄마에 대한 그리움의 글이다.

'세상에 발자취를 남기다'라는 이름을 가진 내 블로그에 엄마라는 이름을 남기고 싶은 것이다.

엄마가 난 엄청 그립고, 한 번만이라도 꿈에서라도 다시 한번 얘기를 나누고 싶어서다.

그래서 불교신자셨던 우리 엄마는 향냄새를 좋아해서 엄마 사진을 모셔둔 곳에 하루에도 몇 번씩은 향을 피워 논다.

나도 이제는 그 향 냄새가 좋아져서, 어떤 곳에 가면 기념품으로 향을 사 오기도 한다.

 

그래도 아들이 깊게 자는 거 깨우기 싫으신지 아직도 내 꿈에 한 번을 나타나지 않으시는 것이 너무도 아쉽고 서운하다.

엄마에 대한 얘기를 하자면 이 블로그가 한없이 작게 느껴진다.

세상에 모든 어머니들이 전부 훌륭하고, 존경스럽다.

하지만, 당연히 나는 우리 엄마가 더 훌륭하고, 존경스럽고, 최고라고 생각된다.

이제 책 얘기를 해보자.

책을 보기 전에 나는 책 차례를 꼭 본다.

책 제목이 된 하얀 이별이란 단어가 제일 먼저 보인다.

이 책이 발간되고 내가 처음 읽었을 때, 나는 하얀 이별 첫 페이지를 읽고 책을 덮었다.

나랑 항상 장난을 쳐 오던 엄마의 이미지가 아니라 생각되어서였다.

작가의 엄마는 감수성도 있으시고, 차분하고 그러신 분이었기 때문이었다.

엄마를 잃어버렸다는 느낌이 들었던 거 같기도 하다.

그리고 엄마의 일기를 훔쳐보는 느낌도 들었다.

글을 읽는 내내 엄마의 모습이 머릿속에서 글과 엄마의 모습이 겹쳐 그려지고 있다.

감수성을 가진 엄마 밑에 있다 보니 어쩌면, 나도 낭만적이다, 감수성이 예민하다는 말을 듣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내가 얌전한 성격은 아니고 말썽도 많이 부리는 꼴통이기도 하다.

그런 내가 이 글을 다시 읽기 시작한 것은 어머니가 응급실에 계실 때였다.

책을 들었을 때, 책 제목을 보고 한참을 울었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한참을 울어서 100페이지도 채 안 되는 책을 오늘에서야 다 읽은 것이다.

읽다가 말고 읽다가 말고 읽다가 말고...

그래서 오늘에서야 이 책을 다 읽었다.

사실 이 글을 써 내려가면서도 나는 울고 있다.

하얀 이별을 나에게 남긴 그리움에 울고 있다.

'그냥 쓰러져 잠들자고 해보지만 그럴수록 정신은 말똥말똥 해지고,
_다시 못 올 긴 이별을 안타까워하며 그가 떠나던 날, _
마른 장작개비 같은 그의 육신을 덮었던 하얀 너울이 펄럭 펄럭 깃발이 되어
눈앞을 어지럽힌다.'
- 하얀 이별 중-

- 개미의 마침표 중-

수필이기에 우리 집에서, 나는 생각도 가져본 적이 없는 것이 소재가 되었다.

'빨래줄에 매달려 있던 칡넝쿨 같은 줄기를 둥글게 감아 축구공 만하게 만든 둥근 뜰'

-뜰 중-

엄마는 김치를 파셨다.

정말 정말 맛있는 김치였다.

일이 있고 나서 식당에 가면 김치를 한참 안 먹은 적이 있다.

그러다 보니 배추벌레가 소재가 되었던 것 같다.

배추벌레를 소재로 나에게는 외할아버지,

엄마에게는 아버지를 그리워하셨다.

-배추벌레 중-

그리고, 많이도 싸우셨지만,

항상 우리에 대한 걱정 못지않게 아버지 걱정을 하셨던 엄마는

아버지와의 사랑도 수줍게 표현하셨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이 슬퍼하시는 아버지에게 엄마가 아빠 많이 좋아했다고, 사랑했다고 얘기하면서 보여주곤 했다.

'잘 나갈 수 있을 것만 같았던 인생을 구겨버린 방해꾼 같아 원망으로 채우기도 했던 야속함.
그러나 늘 봄날을 만들어 주려 애쓰던 미더운 등은 든든한 바람벽이 되어 사랑과 미움 사이를 춤추는 두 마음을 잠재운다.'
-솜사탕 중-

그리고 이 책의 마지막에는 이런 글을 남겼다.

-그녀 그리고 나 중-

이 글을 그 당시 내가 읽었다면...

나는 아마 절규하고 인사불성인 상태였을 것이다.

지금도 '가지 마'를 엄마에게 외치고 있으니까...

엄마 자신 있게 제대로 말해준 적이 없었지만,
나 엄마 아들이라서 참 좋다.
엄마와의 모든 시간이 행복했던 것 같아.
그리고, 즐겁게 인생을 사는 법을 몸소 가르쳐 줘서 고마워
엄마,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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